저는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에서 치근단 절제술 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날 입원해서 병실에 머물러 있을 때, 주치의 선생님께서 호출하셔서 같은층에 있는 진료실로 갔습니다.
그때 호흡을 위해 전신마취 동안 콧구멍으로 관을 넣을 거라는 것, 수액줄에 마취약 넣는 것 등등.. 전신마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술 동의서에 사인했어요.
그리고 제가 받을 수술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는 오른쪽 아래 작은 아랫니 45번 치아에 물혹이 생겨서 수술을 잡았어요.
그런데 위치가 정말 운나쁘게도... 신경관이 지나가는 치아... ㅠ
감각 신경관이 뼈안으로 지나가다가 치아에서 살로 나오는데 하필 그 신경관 나오는 치아가 현재 물혹이 있는 치아라 위치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하셨어요.
신경관이 살로 나오는 부분까지도 물혹이 있고, CT상으로 볼때 물혹이 신경관을 품고 있었어요.
재발 방지를 위해 신경관에 붙어 있는 염증도 남김없이 제거해야 하는데 그냥 툭 딸려나오면 다행이지만, 만약 염증이 신경관에 딱 달라 붙어 있으면 그걸 잡아 뜯어내야 하니까 그만큼 신경손상이 더 생길 수 있대요. (염증 = 물혹 = 물주머니)
그리고 신경은 따로 건드리지 않더라도 그냥 밖으로 노출되는거 자체에도 손상이 생긴다고 해요.
개복치 같으니라고 ㅜㅜ
신경손상 을 받을 경우, 신경 회복은 확답하기 어렵다고 하셨어요.
보통은 6~12개월 사이에 감각이 돌아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1년안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영구 손상 으로 보기도 어려운게 3~4년 이렇게 아주 천천히 돌아오기도 한대요.
신경 손상 정도나 회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같아요.
저는 그냥 이건 운이구나 싶더라고요. 위치도 워낙 안좋아서 교수님 실력을 떠나 그냥 복불복 느낌.. ㅜㅜ
생각보다 막 불안하거나 걱정이 크게 되지는 않았어요. 어차피 제가 직접 수술 집도 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이 상황에 할 수 있는 건 그저 신경 손상될 수도 있다고 감안하고 수술 받는 것 뿐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문제의 신경관은 감각 신경이기 때문에 손상을 당한다 하더라도 기능상 문제는 없다고 하셨어요. 아랫입술 반쪽, 치아쪽 잇몸이랑 턱 1/3 ~ 1/2 ? 범위 정도 감각 손상을 잃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감각 손상을 잃는 다는게 어떤거냐면.. 양치질을 쎄게 할때 왼쪽은 그런 감각이 느껴지는데 오른쪽은 안느껴진다거나 그런 정도. 치과에서 마취하면 감각 없듯이 그런 느낌이래요. 찌릿찌릿할 수도 있구요.
그럼 혹시 그쪽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감각이 안느껴지니 문제가 있어도 (통증을 못느끼니) 발견하기 어렵게 되는 것인지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셨어요. (이번 물혹으로도 느꼈지만 치과는 정기검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ㅠㅠ)
그리고 물혹을 제거하고 상황에 따라 치근단 절제술이 들어갈 수 있으며, 긁어낸 염증은 조직검사를 보낸다고 하셨어요. 결과는 약 2주정도 소요된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몇가지 질문을 추가적으로 했는데 모두 친절히 답변해주셨어요.
질문1. 인터넷에서 봤는데 치근단 절제술을 할 경우 뿌리를 쳐내는거라 뭐가 좀 안좋다고 들었다.
선생님) 치근단 절제술은 이미 신경치료를 받았던 치아에 하는건데, 이미 신경치료를 받아 약해진 치아인데 뿌리를 자르니까 더 약해진다. 다른 치아보다 수명이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그냥 일반적으로 씹거나 할 때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고 나중에 다른 치아보다 일찍 임플란트를 하게 될 수도 있고 무튼 수명이 더 짧아지게 된다.
수술 이후 관리를 잘 해주는게 중요하다.
질문2. 앞서 갔던 1차 병원에서는 발치후 임플란트를 추천했다. 신경치료를 받은 상태가 좋지 않은 치아여도 자연치아를 살리는게 더 좋은건지, 임플란트가 나은건지 궁금하다
선생님) 뭐가 더 좋다고 말하기보다 의사 관점마다 다르다. 살리느냐 임플란트 하느냐 그건 환자의 가치관이나 의사의 관점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부분.
물론 내 치아 상태가 안좋은 치아이긴 하나 우리 병원은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둔다. 치근단절제술 은 신경치료까지 하고 더 이상 신경치료를 할 수 없을 때 하는 것.
사실 질문은 이보다 더 많이 했는데요, 꼬리질문들은 글에 녹여내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도 엉뚱한 질문은 뺐어요.
선생님께서 정말 싫거나 귀찮은 내색 하나도 없이 잘 받아주셔서 넘넘 감사했습니다.
그 후 저녁을 먹을때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셨습니다.
교수님께서 약간의 충격 소식을 전해주셨는데, 문제의 치아와 그 앞의 치아도 예후가 좋지 않다고 하셨어요. 추후 발치를 해야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켜보신다 하셨습니다.
근데 저도 그 앞에 치아도 때때로 통증을 느꼈어서 좀 불안함이 있었어요.
물혹이 거기까지 건드린건 아닐까 뭐 그런 걱정을 했었어서 그 옆치아 얘기가 나온건 그리 놀랍지 않았지만 예후가 좋지 않아 발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건 상당히 충격적이었어요. 그 옆에 치아는 신경치료도 받은 적 없는 멀쩡한 치아였거든요.
그리고 제 수술은 1시간 정도면 끝날거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몇시쯤 내려가고 교수님은 몇시쯤 내려오시고 그런 얘기까지 친절히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신경 손상되면 안돌아올 확률이 크다고 말씀하시고 가셨습니다. ㅜㅜ
교수님 회진은 간단했지만 앞서 주치의 선생님과 긴긴 얘기를 나눈탓에 특별히 더 궁금한 사항은 없었어요.
아,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신경손상 및 회복 가능성이 제일 중요해서 그거 위주로 질문을 했었는데요. 퇴원하고 오니까 수술 부위 자체의 회복기간 등 그런것도 물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라니의 일상이라니 🤪 > 치근단절제술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대 치과병원 - 치근단 절제술 수술 당일 2 (1) | 2020.08.27 |
---|---|
서울대 치과병원 - 치근단절제술 수술 당일 1 (1) | 2020.08.26 |
서울대 치과병원 수술 전날 입원 (0) | 2020.08.22 |
서울대 치과병원 입원 가방 싸기 (퇴원후 추천/비추 아이템 후기 포함) (2) | 2020.08.21 |
서울대 치과병원 수술전 검사 (전신마취) (4) | 2020.08.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