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한명 꼭 와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악세서리, 위아래 속옷 모두 탈의하셔야 해요. 머리가 긴 분들은 양갈래로 머리를 묶어줍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탈의하고 준비하라고 얘기해주니까 그때부터 준비하셔도 괜찮아요.
오전 7시 좀 넘어서 선생님이 오셔서 정맥주사 를 놓으셨어요.
저는 손목쪽에 꽂았지만, 보통은 저 위치에는 잘 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처음 선생님이 오시자마자 제 오른쪽 팔뚝에 끈을 묶으시고 손등을 알콜솜으로 닦으셨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 손등을 유심히 보시더니 왼손을 보여달라고 하지 뭐예요.
그렇게 왼팔에도 끈을 묶고 양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선생님은 두 손등을 열심히 비교하셨어요.
제가 십여년전에 아파서 병원에 갔을때 수액 놓으려고 손등을 여러차례 찔린 적이 있는데 그땐 혈관이 숨어서 결국 수액을 못 맞은 적이 있거든요. 그 얘기를 했더니, 혈관은 잘 보이는데 혈관이 터질 것 같아서 그러신다고... ㅠ
결국 선생님은 왼손 손등에 주사 바늘을 꽂으셨어요.
손등 부위가 아프잖아요. 아파도 꾹 참았는데.... ㅠㅠ 결국 헐관이 터졌어요. 혈관 터진 것도 서러운데(?) 주사 바늘 빼는 것도 아픈 거 있죠. 엉엉
그래서 오른쪽 손목 위치에 맞게 되었어요.
딱 봐도 손등보다 더 아플 느낌!!!
그래도 선생님께서 한번에 가자고, 다른데 했다가 또 혈관터지면 어쩌냐고.. ㅎㅎ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그리고 이 부위는 진짜... 와... 진짜 아팠어요. 손등은 아파도 음소거 상태로 맞을 수 있었는데, 이 위치는 저절로 아파요 하면서 징징거리게 되더라고요. ㅋㅋㅋㅋ
저렇게 다 고정시킨 후에도 계속 아팠는데, 우리가 엉덩이에 주사를 맞아도 주사바늘 뺀다고 바로 아픈게 사라지지 않는 거랑 비슷하대요.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질거라 하셨어요.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십분뒤쯤 다시 계속 아프냐고 물어보러 오셨는데 그때도 아팠지만.. 뭐 별수 있나요. 시간에 맡길 수 밖에...
저는 첫 수술이라 정확한 시간은 기억안나지만 약 7시 반쯤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복도까지는 걸어 나가서 복도에서 이동 침대에 누워서 이동했어요.
인생 첫 수술인 저에겐 병원은 신기한 것 투성이라 이동 침대타고 이동하는게 신기하더라구요. 누운상태에서 고개만 쳐들고 이동당했어요.ㅋㅋㅋㅋㅋ 이때까지도 긴장되지 않고 마냥 신기해서 약간 실실 쪼개기도 한 것 같아요. ㅋㅋㅋ
수술실이 6층이라 짧은 이동타임이 약간 아쉽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6층 수술실로 들어서는 순간 보호자와는 헤어지는 그 타이밍에도... 저는 신기하다고 수술실을 두리번 살피며 들어왔어요. (이때도 고개 쳐들고 입장.) 얼핏 두리번 거리다 보호자가 손가락하트하는거 보고 ‘뭐야’ 그런 생각도 하고요. (보호자랑 하트그리는 사이 아님.) 그런데 보호자와의 경계에 있는 그 수술실 문이 닫히는 순간, 제 마음과는 상관없이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어요.
엄청난 긴장감이 제 몸을 휘몰아 쳤어요. 제 마음은 여전히 긴장감이 돌지 않고 수술실이 궁금한데, 몸이 엄청나게 긴장을 해서 입까지도 치아를 딱딱거리면서 정말 진정되지 않더라고요.
수술실에 들어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수술대 있는 수술실이 나오는건 아니예요. (저만 이렇게 생각했나요? 전 평소 의학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 이쪽으로 더 무지할 거예요.)
들어가면 복도가 있고 양쪽으로 방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회복실도 있고 수술실도 있어요. 수술실 안쪽은 녹색으로 칠해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복도와 수술실 사이에 따로 문은 없고 뻥 뚫린 구조라 신기했어요. 얼핏 지나가다 본 의학 드라마에서는 수술실에 따로 문짝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일단 들어가면 복도에서 모자를 씌워주시고 모자 안으로 제 머리카락을 잘 정리해서 넣어주십니다. 그리고 이것 저것 이마에 부착을 하셨어요.
저는 이때도 정맥 주사 꽂은 부위가 너무 아팠어요. 아예 손을 움직일때마다 아프고 오른손으로 수액줄 드는 것 조차 너무 아파서 힘주는 행위는 아예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너무 긴장해서 어쩌냐며 긴장하지 말라고 토닥여 주신 선생님께 주사 꽂은곳이 아직도 아프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파워 징징이 ㅋㅋㅋ 그랬더니 이것 저것 확인하시더니 수액은 잘 들어가고 있다며 다른 선생님께 확인 부탁하겠다고 [확인] 이라고 써진 종이를 링거걸이에 걸어주셨어요.
그뒤로 다른 선생님께서 오셨는데, 주사바늘이 혈관을 자극하고 있어서 아픈거라 하셨어요. 보통은 주사바늘 꼽고 얼마정도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는데 사람마다 계속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대요. 그리고 그게 바로 접니다.^^
결국 이 통증은 다음날 주사바늘을 뺄때까지 계속 되었어요. ㅠㅠ
아참, 수술실 입장하면서 생긴 긴장감은 치아를 계속 딱딱거리게 되는 거라도 멈추려고 입을 부푸리고 입에 공기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런 행위를 반복했더니, 입안에도 잔뜩 서려있던 긴장이 풀리면서 몸의 긴장도 비로소 멈추었어요.
그뒤로 편안하게 수술실 구경도 하고 다른 환자들 구경도 하면서 기다렸어요. 제 침대 앞에는 어린이환자였는데 보호자가 함께 들어와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어린아이라.. ㅜㅜ
얼마나 기다렸을까.. 복도에서의 대기시간이 꽤 지났을 무렵, 드디어 수술방 으로 입장을 했어요.
근데, 침대가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몸이 미친듯이 달달달 엄청 긴장을 하지 뭐예요. 이때부터는 위에서 처럼 입으로 긴장을 풀어주려는 행위도 전혀 효과가 없더라고요. 속수무책으로 달달달 떨기만 했어요.
수술실도 추웠지만 몸이 긴장하니까 더 춥게 느껴졌어요.
수술방으로 들어가면 이동침대에서 수술대로 셀프 이동을 합니다. 치과 수술이라 그런지 이불도 덮어주셨어요. 들어가면 또 이것저것 몸에 부착을 합니다.
긴장되서 였을까요? 선생님들께 마취들어가면 지금 춥거나 긴장되는거 다 멈추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요. ㅋㅋㅋㅋㅋ 바보같은 질문들...
준비가 완료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마취에 들어갑니다.
선생님께서 산소호흡기를 착용시키고 저에게 심호홉을 시키셨어요. 그와 동시에 마취약이 들어간건 아니고 심호흡을 여러차례 했을 때 마취약이 투입되었어요. 심호흡하다가 마취약이 들어오면서 잠들기 전 몽롱해지는 그 느낌이 들더니, 그 다음번 숨을 들이마신 뒤 기억이 끊겼어요.
그 뒤, 회복실 천장 블빛을 잠깐 본 기억이 있고 다시 눈을 감았는지 꿈을 꾸다 깼어요. 회복실 오고 나서 저를 깨웠다는데 그때 잠깐 눈떴다가 다시 잠이 들었나봐요. 제가 자다 깼을땐 제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었고, 자가 호흡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깬 걸 확인하시고 산소마스크는 제거하셨어요. 전날 수술 후 심호흡해야 한다고 미리 연습도 핬는데 웬걸? 숨이 평상시처럼 너무 잘 쉬어졌어요. 심호흡도 전날 연습한 것처럼 여러차례 해봤는데 전혀 힘들지 않고 쉽게 잘 되더라고요. ㅋㅋㅋ 심호흡을 한시간 가량 해주라고 봤는데... 이거 심호흡을 더 해줘야 하나 안해도 되나 갈팡질팡 하면서 심호흡 했다가 그냥 일반숨을 쉬었다가 했습니다.ㅋㅋ 그러다가 병실로 이동했어요.
나중에 보호자에게 물어보니 저는 회복실에 30분 가량 있었다고 해요.
참 회복실은 일반 병실같은 느낌은 아니고 수술 받고 나온 환자 여럿이 이동침대에 눕혀진채 몰려 있어요. 그러다 회복되는 순으로 병실로 이동하나봐요. 옆에선 어린이가 엉엉 우는데 짠하더라고요.😢
이동침대에 누워서 병실로 이동했는데 별로 어지럽지 않았어요. 살짝 어지러운 정도?
병실로 오면 이동침대를 병실 침대에 딱 붙이고 환자가 부축받으며 병실침대로 건너가요. 제가 생각보다 별로 어지럽지 않다고 했더니 침대 끌고오신 선생님께서 생각과 몸의 반응이 다를거라고 하셨어요. 근데 거리감각 같은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후다닥 병실침대로 건너오고 나니 갑자기 어지러워서 넘어오자마자 누웠어요. ㅋㅋ
그 뒤 들어오신 간호사 선생님께 이것저것 여쭤보았어요.
화장실은 가도 되지만 많이 어려울 거라 하셔서 처음엔 참았는데, 나중에 한두시간 후 쯤 방광터질 것 같아서 일어났어요. 어지러움이 살짝 남은 것 같긴 했지만, 혼자 갈 만 했어요. 수액만 없으면... ㅜㅜ
이동식 링거걸이가 화장실 입구에서 걸려서 안들어가길래 할 수 없이 보호자가 링거들고 화장실 안으로 같이 들어와줬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요령이 부족해서 그랬던 거더라구요. 링거걸이를 그냥 들어서 안으로 갖고 가려고 하면 안되고 받침대 따라서 자연스럽게 끌고 가야 해요.
저는 화장실에서 보호자에게 폭풍 잔소리를 들었답니다.... 화장실 오기 힘드니까 온 힘을 다해서 찔끔 찔끔 계속 쌌더니, 보호자가 그러면 방광에 좋지 않다고 한번에 싸라믄서.. 아니 내가 지금 수액때문에 화장실 오기 힘드니까 이러지 평상시에도 이러겠냐구여...ㅠㅠ 이렇게 받아치니까 넌 배우려들질 않는다면서 잔소리 폭격...^^ 저기요. 저 두시간 전 수술 받은 환자인데요....^^...
그리고 왠만하면 자지 말라고 하셨어요. 근데 처음엔 버텼는데 나중엔 저도 모르게 선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했어요.
우리 보호자님은 보조침대에서 꿀잠 주무시고 계시더라고요... 좀 깨워주지 ㅋㅋ
수술후 2시간이 지나면 병실에 있는 이 식염수로 입안을 소독해 줍니다. 15cc 정도의 식염수를 입안에 머금은 상태로 10초간 입안 전체가 다 닿도록 머리를 움직여 줍니다. 이렇게 2회 반복합니다. 2~3시간마다 이렇게 입안소독을 해야 염증 예방에 도움 된다고 합니다.
저는 첫 소독때는 입안에 있던 피 찌꺼기가 나왔는데 그 뒤로는 피찌꺼기는 나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잘 기억은 안나는데 대략 점심경 부터는 자면서 시간을 보낸것 같아요. 자다 깨다 반복하다보니 오후 언제쯤 교수님이 회진을 오셨어요.
감각은 있는지 저림이나 찌릿함이 있는지 물어보시고 신경 손상은 더 지켜봐야 된다고, 일단 신경관이 끊어진건 아니라고 하셨어요.
저는 물혹이 신경관을 감싸고 있는 형태라 신경손상 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일단 저릿저릿한 느낌은 둘째치고 만졌을 때 감각이 느껴진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스럽고 좋았어요. 😌😌
그리고 하루 더 입원하고 내일 퇴원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봐도 전체적으로 양호하나 이상태로 집에 가기엔 뭔가 거시기한 느낌이었는데 잘됐다 싶었어요. (2시간 거리의 뚜벅이)
아, 그리고 수술받고 오니까 눈이 침침한거 있죠.ㅠ
천장은 무늬까지도 또렷히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게 또렷히 안보였어요. 잘거 다 자고 나니까 더이상 안졸린데 눈도 침침하니까 게임이고 웹툰이고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ㅠㅠ
저녁쯤되서야 괜찮아지더라고요
수술 당일은 계속 자다 깨다 해서 그런지 뭔가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예요. 눈도 침침하고 혈관통으로 타자치는게 힘들어서 그때 그때 메모도 못했거든요. 그래서 자꾸만 뒤늦게 떠오르는게 생겨서 글을 수정하게 되네요.
수술 당일 오후에 2층(로비)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하고, 영상의학과 맞은편에 있는 약국에서 퇴원 후 먹을 약을 받아옵니다. 영상의학과에 접수를 하면 기존 대기자 명단과 상관없이 제 차례가 빨리 와요. 저는 오래 기다려야 할 줄 알고 시간 아낀다고 그사이 약국에 갔어요. 근데 약설명듣는데 제 이름 호출되서 당황하며 허둥지둥 돌아갔잖아요. ㅋㅋㅋ
약국도 영상의학과에서도 입원할 때 착용한 팔찌를 보여주면 됩니다.
으아 뭔가 첫수술이라고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가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ㅠㅠ
수술 당일 이야기를 1, 2 로 나눠 올립니다.
➡️ 수술 당일 이어지는 글
➡️ 수술 전 주치의 선생님과 면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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